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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그레이브 전례문 (커버이미지)
머스그레이브 전례문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아서 코난 도일 
  • 출판사로제타스톤인터내셔널인크, 한국지점 
  • 출판일2012-11-04 
보유 1, 대출 0,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책소개

| 책 속으로 |



레지널드 머스그레이브는 나와 같은 대학에 다녀서 안면이 있는 정도의 사이였지. 그는 학교 안에서는 그리 인기 있는 학생이 아니었어. 너무 거만하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는데, 내 눈에는 그게 낯을 가리는 성격을 감추느라 애쓰는 것이 그런 식으로 표현되는 것으로 보이더군. 겉보기에 그는 영락없는 귀족이었지. 가늘고 높은 콧대나 커다란 눈은 물론이고 냉정해 보이지만 품위를 잃지 않는 예의범절 같은 것이 그랬어. 그는 알고 보니 영국에서 가장 유서 깊은 집안 출신이었네. 16세기에 북부 머스그레이브 가문에서 갈라져 나와 서부 서식스에 따로 자리를 잡은 집안이긴 하지만. 그들이 소유한 헐스톤 저택은 그 지역에서 아마 가장 오래된 건물일걸세. 사람은 태어난 곳의 기운이 몸에 배는 듯하이. 그의 창백하지만 열기가 있는 얼굴이나 침착한 자세를 보면 회색 아치형 복도와 세로로 창살을 된 고풍스러운 유리창, 봉건시대에나 볼 법한 고색 창연한 성채 잔해가 떠오르곤 했거든. 그와 어쩌다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그는 내 관찰이나 추리방법에 매우 큰 호기심을 보였다네.

그 대화를 나누고 나서 나는 4년이나 그를 보지 못했네. 어느 날 아침, 그가 몬터규 거리의 내 하숙집으로 찾아왔어. 그는 변하지 않은 모습이었네. 여전히 옷을 잘 갖춰 입었더군. 그는 예전에도 늘 멋진 옷차림을 하고 다녔거든. 지난날 그를 남다르게 보이게 했던, 아주 조용하고 부드러운 예의범절도 그대로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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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에 있는 사람은 놀랍게도 집사 브런턴이었어. 정장을 입은 채 편안한 의자에 앉아 지도처럼 보이는 종이 한 장을 무릎에 올려놓고 있더군. 고개를 푹 숙이고 한 손으로는 이마를 받친 채 깊은 생각에 잠긴 모습이었어. 나는 놀란 나머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멍해져서 어둠 속에 망연히 서 있었네. 탁자 가장자리에 놓인 작은 초가 희미한 빛을 방 안에 뿌리고 있었는데, 그 불빛만으로도 브런턴이 정장 차림인 것을 알아보겠더군. 내가 바라보고 있는 동안 그가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옆에 있는 큰 책상으로 가서 서랍의 자물쇠를 열고 무슨 문서 같은 것을 꺼냈어. 다시 원래 앉아 있던 자리로 돌아간 그는 촛불 가까이에 그것을 펼쳐놓고 면밀하게 살펴보기 시작했어. 집사가 그렇게 태연스럽게 우리 집안의 문서를 살펴보다니, 나는 발끈해서 성큼 다가갔네. 이윽고 고개를 들고 문가에 내가 서 있는 것을 발견한 그는 깜짝 놀라 일어나더군. 겁에 질려서 얼굴이 납빛으로 변하더니, 처음에 살펴보고 있던 지도 같은 종이를 얼른 가슴팍에 집어넣었어.

저자소개

1859년 영국의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태어났고, 에든버러 대학에서 의학을 공부했다. 1882년 포츠머스 사우스시 지역에서 안과를 개업함과 동시에 집필을 시작했다. 1887년 셜록 홈즈가 등장하는 첫 작품 《주홍색 연구》와 1890년 《네 사람의 서명》을 발표해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1891년 런던으로 이사해 안과를 개업하지만 환자가 별로 없어 대부분의 시간에 소설을 썼다.

잡지 [스트랜드]에 셜록 홈즈가 등장하는 단편들을 연재하며 인기를 끌었고, 이듬해에 이를 묶은 단편집《셜록 홈즈의 모험》을 출간하며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을 걷는다. 이어서 《셜록 홈즈의 회고록》, 《바스커빌가의 사냥개》, 《셜록 홈즈의 귀환》, 《그의 마지막 인사》, 《공포의 계곡》 등을 연재 및 출간했으며, 1927년 최후의 단편집 《셜록 홈즈의 사건집》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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